계급에 따라 인간의 레벨에도 상하가 있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던 남자와 그 남자에 대해 소문이나 오만한 첫인상으로 편견을 가져버린 여자. 그 둘이 스스로의 오류를 깨닫고 사랑을 고백하고 받아들이는 그 과정은 책으로도, 영화로도 몇 번을 다시 봐도 늘 새로운 진정한 고전입니다.
1. 영화 초반 -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시기
19세기 영국의 시골 롱본 지역, 젠트리인 베넷씨에게는 다섯 딸과 그 딸들을 부유한 집에 시집보내는 데에 혈안이 된 아내가 있습니다. 아름답고 온순한 첫째 딸 제인, 영리하고 당찬 둘째 딸 엘리자베스, 외모에 대한 열등감에 지적인 허영심이 강한 셋째 딸 메리, 동생에 대한 시기와 동경을 가지고 있는 넷째 딸 캐서린, 본인과 닮았다며 베넷 부인이 편애하는 막내딸 리디아. 화기애애하게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그들의 일상은 이웃인 네더필드 파크에 젊은 귀족 빙리 씨와 그의 친구 다아시가 이사온다는 소문과 함께 달라집니다. 베넷부인은 어떻게 해서든 그 빙리 씨, 다아시 씨에게 딸들을 시집보내고 싶어 합니다. 네더필드에서 열린 첫 무도회에서 빙리와 제인은 밝고 착한 서로에게 첫눈에 반하고, 엘리자베스와 춤을 출 것을 제안하는 빙리에게 다아시가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된 엘리자베스는 상처를 입고 그를 매우 오만한 사람으로 규정합니다. 빙리의 여동생 캐롤라인도 예쁘고 여성스러운 제인을 마음에 들어 하여 저택에서의 식사에 초대합니다. 제인은 마차 대신에 말을 타고 네더필드에 가게 되는데, 베넷 부인의 의도대로 감기에 걸려 바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저택에 며칠 머무르게 됩니다. 아픈 채 타인의 집에 있는 언니가 걱정되어 찾아간 엘리자베스를 빙리 씨는 환영하지만 캐롤라인은 거들먹거리며 은근 무시합니다. 이때 재치 있고 활달한 엘리자베스의 진짜 모습을 보고 다아시는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 후 열린 무도회에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춤을 청하지만 첫 무도회에서의 상처가 남아있던 엘리자베스는 이를 거절합니다.
한편 베넷 가에는 베넷 씨에게 아들이 없기 때문에 사망 시 저택 등 그의 재산을 물려받게 되어 있는 콜린스 씨가 찾아옵니다. 다아시의 이모인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의 추천으로 목사직에 있고 재산도 어느 정도 있음을 피력하며, 선심 쓰듯이 엘리자베스에게 고백하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합니다. 엘리자베스에게 거절 당한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럿에게 다시 청혼하고 둘은 결혼하게 됩니다. 콜린스를 좋아하지 않지만 나이도 많고 가진 것도 없기에 콜린스와의 결혼이 최선이라 말하는 친구를 엘리자베스는 안타까워합니다.
군부대가 마을에 주둔하며 위컴이라는 친절하고 잘생긴 장교가 베넷 가의 딸들과 친분을 쌓게 되는데, 위컴은 다아시에게 반감이 있는 듯합니다. 다아시의 부친이 자신을 아들처럼 여기며 자신에게 목사직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다아시가 그 약속을 어겼다며 험담을 하고, 그로 인해 엘리자베스의 다아시에 대한 편견이 더 확고해집니다.
빙리의 여동생 캐롤라인은 제인에게 빙리가 곧 런던으로 간다고 편지를 쓰고, 런던으로 간 빙리에게서는 어떠한 소식도 전해지지 않아 제인은 큰 실의에 빠집니다.
결혼한 샬럿의 집을 방문한 엘리자베스는 콜린스 교구의 유지인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캐서린 부인이 병약한 자기 딸과 다아시를 결혼시키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눈치챈 캐서린 부인은 엘리자베스를 무시하고 거드름을 부리지만,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저항했지만 소용이 없다'며 당신을 열렬히 사랑한다 고백을 합니다. 하지만 베넷 가가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빙리 씨와 제인이 떨어져 있게 만든 게 다아시라는 걸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오만함에 치를 떱니다. 이에 다아시는 빙리와 제인을 떨어트린 이유와 위컴과의 진짜 사연 등을 밝힌 편지를 엘리자베스에게 남깁니다. 위컴의 실체를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오해한 것에 미안함이 싹틉니다.
2. 영화 후반 - 자신과 상대의 진짜 모습에 대해 깨닫기 시작한 시기
집으로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막내동생인 리디아가 위컴과 사랑의 도피를 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위컴의 사기꾼 같은 진면목을 알기에 찾아 나설 것을 아버지에게 강력히 주장하나, 점잖기만 한 베넷 씨는 그들이 명예를 훼손하는 일 없이 돌아올 거라고 대답합니다. 기분전환을 위해 외삼촌 부부와 여행을 떠난 엘리자베스. 여행 중에 우연히 다아시의 저택인 팸벌리를 방문한 엘리자베스는 저택의 명화와 조각들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저택의 하인들과 지역주민들이 모두 다아시를 존경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예정보다 일찍 집에 돌아온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와의 재회에 놀라면서도 엘리자베스의 일행을 환대합니다. 한편 위컴의 꼬임에 넘어가 위컴과 사랑의 도피를 한 엘리자베스의 막내 동생 리디아의 소식을 들은 다아시는 위컴의 빚을 갚아주고 장교 자리를 주며 리디아와 정식으로 결혼하게 합니다. 내막은 모른 채 리디아가 불명예를 벗고 장교와 결혼을 했다며 베넷부인은 기뻐합니다.
2주간의 사냥을 위해 네더필드 저택으로 돌아온 빙리는 다아시와 함께 베넷 가를 방문하고, 재회 후 빙리와 다아시, 제인과 엘리자베스는 설레이면서도 심란한 모습입니다. 베넷 가를 나선 빙리는 다아시와 이야기 후 용기를 내어 다시 돌아와 제인에게 청혼을 합니다. 한밤 중 베넷 가를 찾은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은 엘리자베스에게 다아시와 결혼한다는 헛소문이 사실인지를 추궁합니다. 자신의 딸과 다아시가 어려서 약혼한 사이라며 다아시와 약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의 강요를 엘리자베스는 거절합니다. 캐서린의 폭언으로 엘리자베스는 위컴에게 돈을 주어 리디아와 결혼시킨 게 다아시라는 걸 알게 됩니다. 밤새 잠 못 든 엘리자베스는 새벽 산책을 나섰다가 베넷 가를 향해 걸어오는 다아시와 마주칩니다. 엘리자베스는 리디아에게 해 준 일과 언니에게 해 준 일에 대해 다아시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다아시는 숙모에게서 그녀가 자신과 절대 약혼 하지 않겠다 약속하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얘기를 들은 듯 혹 자신에 대한 마음이 달라졌는지를 물으며, 자기의 마음은 그대로이며 자신은 몸과 영혼을 걸고 그녀를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 청혼을 합니다. 엘리자베스의 대답은 "Yes". 다아시가 베넷 씨에게 결혼 승낙을 받으러 들어간 후 허락을 보류한 베넷 씨는 엘리자베스를 불러 그를 싫어하지 않았냐 묻습니다. 자신도 그들 모두도 다아시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며 다아시가 리디아를 도와준 사연 등 그의 진짜 모습을 베넷 씨에게 얘기하며 그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엘리자베스에게 베넷씨는 진심으로 흔쾌히 결혼을 승낙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첫 청혼의 순간의 '당신의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와 두번째 청혼의 순간에 '내 온몸과 영혼을 걸고'라는 다아시의 말은 확연히 다릅니다. 다아시는 스스로의 오만을,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깨닫고 사랑을 지키게 되는 걸 자연스럽게 같이 느끼며 후반부를 감상하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3. 인상적인 대사
1) 당신의 말 한마디면 나는 영원히 침묵하겠소.
2)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 건 오히려 다행한 일입니다. 만약 모든 준비가 완벽하다면 실망할 수 있으니까.
3) 좋아요, 수천번도 좋아요.
4) 난 장님이었어.
5) 우리 모두는 사랑에 빠졌다.
6) 너가 그와 결혼 안하면 엄마와 의절하게 될 거고, 결혼하면 나와 의절하게 될 게다.
7) 내가 했던 그 모든 것은 다 당신을 위한 것이였습니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8)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