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보고 울컥한 건 오랜만인 거 같습니다. 요즘 '어른을 울린 애니메이션'으로 회자되기에 궁금했는데, 중반부터 잔잔하니 몰입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같은 제작사인 코코나 엘리멘탈을 재미있게 봤다면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단, 결말이 살짝 단호하지 않을 수 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줄거리 1 - 브라이트빌의 대이주까지
영화는 인간의 노동을 완벽하게 대신 수행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인간형 로봇 유닛 로줌 7134가 야생의 무인도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됩니다. 유니버설 다이나믹스에서 제작된 이 로봇은 밝게 인사하며 상대에게 임무를 요청하나, 그녀를 마주치는 모든 동물들은 소리를 지르고 도망가거나 무시합니다. 프로그램된 인간의 언어로는 이 동물들을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달은 로줌 7134는 자리에 앉아 학습 모드를 가동하여 동물들의 말을 이해하려 애씁니다. 로봇 본체에 잎들이 쌓일 만큼의 시간을 학습한 후에 로줌 7134는 드디어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게 됩니다. 습득한 동물들의 말로 다시 자기소개를 하는 로줌 7134. 하지만 이번에도 동물들은 무시하거나 도망가기 바빴고, 급기야 사슴의 공격에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로봇이기에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일어났고, 그 모습을 본 동물들은 괴물이라며 모두 도망가 버립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산꼭대기 절벽으로 가서 자신을 주문한 사람이 정말 없는 것인지 찾았으나 결국 배송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공장으로의 복귀를 위해 머리 윗부분의 반송 송신기를 꺼냅니다. 하지만 하필 송신기에 번개가 내리치고 로줌 7134는 기절한 채 숲으로 떨어집니다. 시스템이 재부팅되어 정신을 차리니 라쿤이 핵심전력장치를 물고 달아나려 하고 있었고 뺏기지 않으려 다투던 중 코어에 손상을 입게 됩니다. 로줌 7134는 복귀를 위해 다시 송신기를 위로 올렸는데 불빛이 반짝이는 송신기를 본 라쿤들은 다시 그녀를 공격하여 송신기를 뺏어가고, 그를 추격하던 중 동굴 안의 무시무시한 불곰과 마주치게 됩니다. 불곰에게 쫓기던 로줌 7134는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나가떨어지는데, 하필이면 그곳은 기러기 가족 둥지였고 그녀가 떨어진 충격으로 겨우 알 하나만 멀쩡한 상태였습니다. 열화상으로 들여다본 알 안에서 아기 기러기의 모습을 본 로줌 7134는 알을 보호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여우가 알을 훔쳐 달아납니다. 여우가 놓친 알을 다시 자신의 몸통에 안전하게 넣은 로줌은 여우에게 다가가 얼굴에 있는 가시를 뽑아주나 여우는 도리어 그르렁 화를 내며 도망갑니다.
그때 로줌 7134의 몸통 속에 보관한 알에서 기러기가 알을 깨고 나오고, 처음 본 로줌 7134를 엄마로 인지하여 기쁜 얼굴로 얼굴을 비벼 됩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몸이 분홍색으로 환하게 빛나는 로줌 7134. 이후 기러기는 계속 종종거리며 로줌 7134를 쫓아다니고 로줌 7134는 기러기가 왜 자기를 따라다니는 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지나가던 엄마 핑크테일은 로줌 7134에게 새끼 기러기가 로줌 7134를 엄마로 인지했음을 알려준 후 이제부터 이 아이를 돌보는 게 당신의 임무라 말합니다. 임무라는 단어에 즉각 로줌 7134의 프로그램이 반응하게 되고, 로줌 7134는 복귀 계획을 연기하고 새끼 기러기의 보호자가 됩니다. 핑크테일에게서 새끼 기러기는 겨울이 오기 전에 떠나야 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이제 로줌 7134의 임무는 'Eat. Swim. Fly by Fall'입니다. 하지만 미숙하기만 한 로줌 7134에게 일전의 여우가 등장하여, 자신을 핑크라 소개하며 자신이 도와주겠다 합니다. 하지만 핑크는 적당히 로줌 7134를 속여 자신의 배를 채우고, 로줌 7134가 제어행동 프로그램으로 자신은 상대를 해치지 못한다 하자 야생의 섭리에서 친절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충고합니다. 또한 굳이 새끼기러기에게 로줌 7134로 인해 가족들이 다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충고하고, 새끼 기러기 또한 로줌 7134가 아니었더라면 최약체이기 때문에 자연 도태되어 오래 살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를 해줍니다. 로줌 7134가 이에 동의하지 않자 핑크는 육아에 동참하기로 하고 우선 안전한 집을 짓기로 합니다. 아기라 발음이 서툰 새끼 기러기를 위해 로줌 7134는 로즈로 부르기로 하고, 새끼 기러기는 브라이트빌이라 이름 지어줍니다. 브라이트빌에게 동화를 읽어주어 잠을 재우는 여우 핑크.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기동정지에 들어간 로즈의 어깨 위로 브라이트빌은 올라가서 잠이 들고, 여우 핑크는 로즈의 다리 아래로 파고들어 잠이 듭니다.
시간이 흘러 그동안의 로즈의 노력으로 브라이트빌은 얼추 헤엄 비슷한 것을 치게 되나 다른 기러기들은 괴물이 키워낸 짝퉁 기러기라며 그를 괴롭힙니다. 왜 자신을 괴롭히냐는 브라이트빌에게 동료 기러기들은 그가 최약체 이기 때문이며, 괴물 로즈가 네 가족들을 모두 죽였다 얘기합니다. 이를 들은 핑크가 동료 기러기들에게 달려들고 로즈가 핑크를 저지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로즈는 조금 전 강에서 브라이트빌을 구하러 가다 다친 오른쪽 다리를 빼고, 브라이트빌은 로즈에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합니다. 로즈는 자신으로 인해 브라이트빌의 가족들이 몰살된 게 맞음을 인정하고, 브라이트빌은 로즈가 죄책감 때문에 자신을 키운 거냐며 따져 물으며 원망합니다. 하지만 로즈는 브라이트빌에게 네 생존에 있어 타협은 없으며, 성공해야 우리 둘 모두 있어야 할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본격적인 나는 훈련을 위해 기러기 하나는 스캔한 로즈는 브라이트빌의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를 만들고 망가진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면서도 브라이트빌을 어깨에 올린 채 뛰어서 날아오르도록 애씁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패들러는 본인이 손수 깎은 통나무를 로즈의 잃어버린 오른발 부품과 결합시켜 의족을 만들어 무릎 연결부위에 나무 볼트로 끼워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이트빌은 날지 못하자, 핑크와 로즈는 매 썬더볼트를 찾아가 브라이트빌의 비행 교관이 되어달라 부탁하고, 썬더볼트는 브라이트빌의 작은 날개가 똑바로 활공하는 데는 불리하지만 회전과 급하강에는 유리하다며 브라이트빌에게 용기를 주고 제대로 비행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로즈 뒤로 다가온 기러기의 우두머리 롱넥은 로즈와 브라이트빌을 오랜 시간 지켜봤으며 브라이트빌이 흥미로우니 일주일 안에 대이주를 할 수 있게 훈련시켜 자기에게 보내라 얘기합니다. 브라이트빌의 성공적인 대이주 합류를 위해서 해돋이부터 일몰까지 땅에 발이 닿지 않도록 훈련하라는 롱넥의 조언에 따라 로즈와 브라이트빌은 성공적으로 훈련은 마친 후 대이주의 날에 롱넥을 찾아갑니다. 롱넥은 브라이트빌을 자신의 조에 받아들이고, 이 비행은 로즈가 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가족과 함께 살았으면 그는 최약체로 도태되어 이 대이주에 합류하지 못하였을 거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제야 그 사고가 오히려 자신을 구한 것임을 깨닫게 된 브라이트빌은 로즈와의 이별이 아쉽습니다. 롱넥은 로즈에게 만나서 영광이었다고, 분명 동족들은 로즈가 이룬 이 일들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존경을 표한 후 기러기 떼를 이끌고 떠나갑니다.
절벽 위 나무에 매달려서 떠나가는 브라이트빌을 지켜보고 로즈. 로즈는 자신도 곧 복귀하겠다며 핑크에게도 본인의 삶으로 이제 돌아가라 권하고, 핑크는 굳이 가지 않고 브라이트빌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어도 되지 않느냐 떠보다가 겨울을 보내기 위해 굴을 파고 들어갑니다. 겨울이 깊어가자 섬의 동물들은 각자 겨울을 나기 위해 보금자리를 찾아 몸을 숨기고, 로즈는 드디어 절벽에 걸텨앉아 송신기를 가동합니다.
한편 비행 도중에 폭풍우를 만난 기러기 떼들이 근처의 유니버설 다이나믹스 본부로 들어가 잠시 몸을 피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로봇을 만난 브라이트빌은 그게 로즈인 줄 알고 반가이 인사를 건넵니다. 그곳의 로줌 로봇들에게 기러기 떼는 오염물질로 인식되어 그들을 잡으려 하고 기러기떼는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게 되나, 브라이트빌은 로줌 로봇들은 프로그램 상 상대를 해칠 수 없다며 기러기들을 안심시키려 합니다. 패닉에 빠진 기러기들이 여기저기 부딪쳐 시설을 훼손하자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는 보안용 로봇이 출동하여 기러기떼를 공격합니다. 이에 롱넥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브라이트빌이 무리를 이끌어야 한다며 브라이트빌에게 기러기떼의 탈출을 맡기고, 본인은 시간을 벌기 위해 보안 로봇에게 돌진합니다.
2. 줄거리2 - 봄이 되어 브라이트빌이 돌아온 후
브라이트빌이라 외치며 깨어난 로즈. 옆에 있던 핑크는 로즈에게 복귀하지 않았는지 물어보고, 로즈는 자신이 송신기를 꺼버린 거 같다며 둘러댑니다. 이렇게 지독한 눈보라는 처음이라는 핑크에게 로즈는 다른 동물들도 위험에 처한 거냐 물어본 후 다른 동물들은 상관하고 싶지 않는 핑크를 끌고 다른 동물들을 찾아 나섭니다. 핑크는 그대로 두면 내년이면 이 섬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라 로즈를 설득하고, 로즈는 왜 다른 동물들을 미워하는지 물어봅니다. 이에 로즈는 "나를 싫어하니까"라 대답하고, 로즈는 그들이 자신도 싫어하지만 지금 그들을 구할 수 있는 건 자신들 뿐이라 대답합니다. 결국 핑크도 로즈와 함께 눈보라에 갇힌 동물들을 구조하여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데리고 옵니다. 전력을 과하게 사용하여 몸의 색깔로 변하고 목소리도 깨져서 나옴에도 마지막 동물까지 구하러 나간 로즈. 그 사이 구조된 동물들은 보금자리 내에서 서로 죽도록 싸워대고, 기진맥진 상태에서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하는 로즈에게 핑크는 포식자와 먹잇감을 한 곳에 몰아넣었으니 당연한 결과라 설명합니다. 로즈는 마지막 기운을 짜내서 핑크에게 저들을 도와달라 하고, 핑크는 모두에게 너희가 무서워하는 그 '괴물'이 구조해 준 덕에 너희는 살아남았음을 상기시키고, 생존을 위해 필요한 본능이 있지만 때로는 살아남으려면 프로그래밍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할 때도 있으며 지금이 그럴 때이니 여기 있는 동안 휴전하자 제안합니다. 이에 모두가 숙연해지고, 최고 포식자인 불곰이 그 말이 옳으며 여기 있는 동안 자신은 아무도 해치지 않겠다 선언하자 모든 동물들도 동참하여 사이좋게 기대어 평화로이 잠에 듭니다. 다시 찾아온 봄, 몸에 잡초가 자랄 만큼 오래 꺼져있던 로즈는 태양광 충전을 통해 다시 멀쩡하게 눈을 뜨고, 봄이 되어 돌아온 기러기떼를 보게 됩니다. 브라이트빌을 발견하고 너무나 반가웠지만 다가갈 수 없었던 로즈는 물러나고, 핑크에게서 로즈가 섬에 남았다는 말을 들은 브라이트빌은 반가움에 로즈를 찾아 나섭니다. 하필 그때 로즈를 데리러 온 비행선. 자신을 회수 후 수리하기 위해 왔다는 낯선 로봇 본트라를 따라 비행선으로 올라가던 로즈는 브라이트빌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한다고 보금자리로 함께 돌아가자고 찾아온 핑크의 말에 비행선에서 뛰어내립니다. 그러자 로즈를 잡기 위해 본트라는 조명탄을 마구 터트리고, 섬의 동물들은 위험을 인지하여 로즈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본트라는 섬 곳곳에서 수색 중이던 로봇들을 원격자폭 시켜 숲을 불바다로 만들고, 거대한 자석을 이용해 로즈를 비행선으로 끌어올립니다. 로즈의 기억을 꺼낸 후 다시 세팅해서 교대업무에 투입시키겠다는 본트라에게 하나의 기억만은 남겨달라 하였으나 거절당합니다. 기러기떼는 브라이트빌은 로즈를 구하기 위해 비행선을 둘러싸고, 브라이트빌은 빈틈으로 침투하여 로즈를 찾아내지만 로즈는 이미 전원이 꺼진 채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브라이트빌이 어릴 때 늘 그랬듯 로즈의 어깨에 앉아 슬픈 목소리로 "I love you, Mom."이라 속삭이는 순간, 로즈의 몸에 불이 들어오고 브라이트빌에게 "I love you too."라 대답합니다. 한편 숲의 불을 끄기 위해 핑크는 다른 동물들과 같이 모두가 괴짜 취급하던 패들러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동물들은 힘을 합쳐 패들러의 큰 나무를 쓰러트려 개울의 흐름을 바꾸어 불을 진화합니다.
모두가 안전함에 안도하던 로즈는 자신이 이 곳에 있는 한 자신을 회수하기 위해 계속 비행선이 올 것을 예감하고 자신이 떠나겠다고 얘기합니다. 로즈를 남게 하려고 모두 최선을 다했다는 아기 스컹크에게 로즈는 모두가 섬의 주인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으니 자신을 구한 것 이상을 얻었다고 대답하고, 로즈가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데 가면 어떡하냐고 서럽게 우는 핑크에게는 불곰과 핑크테일, 패들러가 와서 자신들이 대신해 주겠다 위로합니다.
로즈는 송신기를 작동시켜 본사로 돌아가고, 또다시 찾아온 겨울에 동물들은 지난번에 그러하였듯 로즈의 보금자리에서 서로 의지하며 평화롭게 살아갑니다. 유니버설 다이나믹스 본사로 돌아온 로즈는 수리를 받은 후 다른 로줌 로봇들과 함께 과수원에서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을 로줌 7134라 소개합니다. 하지만 로즈를 찾아온 브라이트빌에게는 "넌 그냥 로즈라 불러도 돼"라며 서로 끌어안고 그들의 기쁜 표정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인상적인 대사
1) 네 방식대로 날아, 남들 흉내내지 말고.
2) 저 새가 할 수 있는 건 너도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
3) 네가 제자리로 돌아가서 기뻐.
4)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프로그래밍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해.
5) 누구보다도 큰 위험이 따를 테지. 하지만 녀석에게도 희망은 있어. 연약한 날개를 강인한 심장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6) 말 안 해도 알 거야. 때로는 마음만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는 법이니까.
7) 나는 이미 집이 있어, 나는 야생 로봇이야.
8) 네 인생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야. 이걸 할 수 있으면, 너는 날아갈 수 있어.
9)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는 않아. 그냥 우리가 만들어 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