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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의 휴가] 엄마와 딸의 전하지 못한 마음을 들여다 본 영화

by 단지only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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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가 너무 이뻐서 보게 된 영화는 포스터 만큼이나 잔잔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공부를 좋아하고 계속 하고 싶었지만 시절을 잘못 만나 그러지 못한 엄마는 딸을 어떻게든 공부 시키려 했고, 대학 안가도 좋으니 그저 엄마와 같이 살고만 싶었던 딸이 서운함과 원망으로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하고 편안해 진 영화의 마지막은 특별하지 않지만 우리의 엄마를 떠올리고 전화 드리게 만드는 따뜻한 엔딩입니다. 

1. 임종 전 만나지 못한 딸을 보기 위해 3일의 휴가를 얻은 박복자 씨

저승 백일장 수상자로 선정되어 3일의 휴가를 얻어 딸 진주(신민아)를 보러 오게 된 박복자(김해숙)씨. 미국 UCLA 교수님으로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정작 천상 가이드(강기영)가 딸에게 인도한 곳은 생전에 박복자 씨가 살던 시골집입니다. 박복자 씨는 진주를 볼 수 있지만 진주는 엄마를 볼 수가 없는 상황에서, 박복자 씨는 진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게 됩니다. 진주는 어찌 된 일인지 엄마의 시골 백반집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박복자 씨의 생각과는 달리 진주는 꽤 요리를 잘합니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딸이 교수로 있다며 자랑스러워하던 박복자 할머니를 생각하면 시골에 와서 백반집을 하고 있는 딸이 걱정되고 못마땅합니다. 

진주가 음식을 하거나 아궁이를 사용할 때면, 생전의 회상이 나오는데 진주는 엄마에게 살가운 딸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에 가기 전에 삼겹살 한번 맛있게 먹이기 위해 박복자 씨가 만든 아궁이를 이용해 진주는 커피콩을 볶고 커피를 내려 마시며 마루에 앉아 여유를 즐깁니다. 옆에서 엄마는 태평한 짤을 보며 애가 탑니다. 하지만 낮과는 달리 밤이 되자 진주는 잠을 편안하게 이루지 못하고 뛰쳐나가 "엄마 때문에 내가 못 살겠어. 제발 나 좀 살려줘"라며 소리를 지릅니다. 

다음날 아침, 진주는 인근의 정신과에 진료를 받으러 갑니다. 의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유추해 보건대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증상으로 진주는 미국에 가기 전 서울에 있을 때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은 듯합니다. 자신을 왜 버렸을까 라는 생각으로 요즘도 잠을 잘 못 이룬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너무나 가난했던 박복자 씨는 진주의 앞날을 위해 어린 딸을 서울에 사는 자기 남동생에게 맡긴 거였습니다. 그런 엄마에 대한 원망으로 미국까지 떠났던 진주는 엄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였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틀 동안 입관을 하지 못하고 엄마의 시신이 냉동실에 있었던 게 진주에게는 큰 죄책감이 되어 이렇게 엄마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 거였습니다. 

2. 엄마에게 살가울 수 없었던 진주의 사연

다음날 아침, 진주는 인근의 정신과에 진료를 받으러 갑니다. 의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유추해 보건대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증상으로 진주는 미국에 가기 전 서울에 있을 때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은 듯합니다. 자신을 왜 버렸을까 라는 생각으로 요즘도 잠을 잘 못 이룬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너무나 가난했던 박복자 씨는 진주의 앞날을 위해 어린 딸을 서울에 사는 자기 남동생에게 맡긴 거였습니다. 그런 엄마에 대한 원망으로 미국까지 떠났던 진주는 엄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였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틀 동안 입관을 하지 못하고 엄마의 시신이 냉동실에 있었던 게 진주에게는 큰 죄책감이 되어 이렇게 엄마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 거였습니다. 

놀러 온 친구 미진과 만두를 빚으며 진주는 한 달에 한번 찾아온 엄마와 만두를 빚던 추억을 떠올리고, 박복자 씨는 매운 걸 못 먹는 딸을 위해 만두를 개발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오로지 엄마의 맛만 떠올리며 만든 만두는 시행착오 끝에 성공하고, 친구와 만두를 먹으며 진주는 공부를 시작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박복자 씨는 진주를 공부시키기 위해 진주 또래의 아이가 둘 있는 남자와 재혼을 하지만 거의 가정부와 같이 삽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여행을 간 사이에 박복자 씨가 진주를 불러 진수성찬을 차려주고, 하루 일찍 도착한 새아빠가 엄마한테 하는 행동을 보며 진주는 대학 안 가도 되니 같이 나가서 살 것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해야 잘 살 수 있다고 믿는 엄마는 진주의 제안을 거절하며 재혼한 집에서 모든 수모를 견딥니다. 

교감선생님인 외삼촌 내외 대신 딸 하나 보고 평생 달려온 박복자 씨가 혼주 자리에 앉는 걸 반대하는 바람에 결혼 직전에 헤어졌던 민욱이 진주를 찾아와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하지만 진주는 거절합니다. 그제야 진주가 파혼을 한 사실을 알게 된 박복자 씨는 화가 나서 양동이를 걷어찼다가 양동이가 날아가는 걸 보고, 어떻게든 진주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닿게 하려고 애쓰지만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양동이를 걷어찬 일로 천상 가이드는 주어졌던 3일보다 하루 먼저 박복자 씨를 데리러 왔다가, 진주가 엄마의 성묘를 가는 길에 동행하게 됩니다. 한 번도 챙겨본 적 없는 엄마의 생일을 챙기기 위해 성묘를 온 진주는 생전에 자신의 생일만 되면 잡채를 먹어야 명이 길어진다며 잡채를 잔뜩 만들어 보내셨던 엄마를 회상합니다. 

 

3. 엄마의 사연

미진을 보낸 버스 터미널에서, '내가 왜 안 갔는지 모르겠어요 즐겁던 집에 당신을 두고 왔어요... 어디로든 날아가 버리고 싶었죠'라는 진주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 팝송이 흘러나오자 진주는 넋을 놓고 앉아 노래를 듣습니다. 생전의 박복자 씨는 전화를 받지 않는 진주의 핸드폰 컬리링이었던 그 노래를 밥 먹을 때도, 자기 전에도 듣곤 했습니다. 그날 밤 진주에게 엄마와 가장 친했던 동네친구 춘분이 찾아오고, 진주는 처음으로 엄마 박복자 씨가 책 읽는 걸 정말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집에서 중학교를 보내주지 않자 화가 난 박복자 씨는 그 길로 대구로 가서 공장에 다니며 월급을 집으로 다 보냈고, 그 돈으로 외삼촌을 대학까지 공부를 한 거였습니다. 남의 집 가정부 일을 하면서 진주 공부 시키는 게 어려웠던 박복자 씨는 진주의 대학과 유학비용까지 책임져 주겠다는 남자와 재혼을 하며, 새아빠 밑에서 눈치를 보는 거보다는 학교 선생님인 외삼촌 밑에서 자라는 게 나을 거라는 판단으로 진주를 보낸 거였습니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이젠 전할 수 없어 잠 못 들던 진주는 엄마의 일기장을 꺼내어 다시 읽어봅니다. '니를 낳고 키우고, 나는 네가 좋은데 나는 또 니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내가 왜 싫으니 진주야.' 아마도 이 글 때문에 진주는 떠나지 못하고 엄마의 집에 머물고 있었던 듯합니다. 박복자 씨는 그런 일기를 남겨 진주의 마음이 아프게 한 자신을 원망하고, 자신을 데리러 온 천상 가이드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가이드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 대가로 박복자 씨의 기억에서 딸의 기억이 영원히 사라질 거라 경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의 삶이 더 소중했던 박복자 씨는 딸의 앞에 나타나는 선택을 합니다. 눈앞에 나타난 엄마를 보고 활짝 웃으며 엄마를 맞이한 진주는 미역국과 잡채, 만두로 엄마의 생일상을 차립니다. 감격한 박복자 씨에게 진주는 엄마 생일상 한번 차려드려 보는 게 소원이었던 하고, 엄마 또한 네가 차려주는 생일상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다며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식사 후 툇마루에 앉아 달을 보며 엄마와 딸은 전하지 못한 서로의 마음을 나눕니다. 공부를 많이 해서 엄마랑은 다른 삶을 살기를 원했을 뿐, 너를 버린 적이 없다는 엄마의 말에 진주는 사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답합니다. 엄마 덕에 자신이 꽃 같은 인생을 살고 있으면서도 엄마를 외롭게 미안하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진주. 그런 진주의 진심을 고마워하는 엄마. 둘은 어렸을 때와 같이 마주 보고 누워 손을 꼭 잡고 누워 잠을 청하고, 박복자 씨는 자신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웃으며 살아야 한다고 잠든 진주의 등을 토닥입니다. 그 시간 천상 가이드는 박복자 씨의 기억 속에 있는 진주와의 기억들을 지우는데 이전에 보였던 상처 많은 기억들과는 달리 둘이 행복했던 기억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음날 눈을 뜬 진주는 짐을 싸며 미국의 자기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펼쳐진 박복자 씨의 일기 마지막 장에는 '내가 널 잊어버려도 부디 네가 날 찾아오라'는 지난밤 박복자 씨가 남긴 마지막 글이 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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